AI 사용의 핵심은 파이프라인과 게이트
26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AI를 사용해서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하면서 머쓱해하는 장면을 제법 많이 볼 수 있었다. 하지만 26년 말이 되어가는 지금은 AI로 결과물이 나왔다며 떳떳하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.
이제 AI를 통해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. (오히려 “AI 한번 돌려보고 제출하세요”라는 말을 쉽게 접할 수 있다.)
그만큼 AI에게 어떻게 일을 맡겨야 원하는 품질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. 나는 그 핵심이 파이프라인과 게이트를 이해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.
파이프라인과 게이트
파이프라인은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작업 흐름이다. 게이트는 각 단계의 결과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되는지 판단하는 통과 기준이다.
보고서를 만든다면 ’자료 정리 → 목차 구성 → 초안 작성 → 검토’가 파이프라인이다. 각 단계에서 ‘근거가 확인됐는가’, ’목차가 보고서의 목적에 맞는가’를 점검하는 것이 게이트에 해당한다. 기준을 통과한 결과는 다음 작업의 바탕이 된다.
에이전트는 이런 과정을 스스로 설계하기도 한다. 하지만 사람이 그 구조를 이해하고 일을 맡기느냐에 따라, 수정과 반복 작업에서 차이가 생긴다.
1. 수정할 범위를 정확히 정할 수 있다
AI에게 수정을 요청했다가, 이미 마음에 들었던 부분까지 바뀌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. 수정이 반복될수록 처음 원했던 결과에서 멀어지기도 한다.
작업 단계와 통과 기준이 정리돼 있으면, 무엇을 유지하고 어디를 수정할지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 있다. “보고서를 다시 고쳐줘” 대신 “확정한 목차는 유지하고, 초안의 설명이 부족한 부분만 보완해줘”라고 요청하는 것이다. 수정이 다른 단계에 영향을 준다면 어디까지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도 짚을 수 있다.
2. 반복 작업의 품질을 유지하기 쉬워진다
실무에서는 비슷한 일을 여러 번 수행한다. 한 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면, 그 결과가 나온 과정과 기준을 다음 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.
파이프라인과 게이트를 정리해 두면 새로운 자료를 넣더라도 같은 단계와 기준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. 매번 처음부터 작업 방식을 찾아가는 부담이 줄고, 결과물의 품질도 더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다.
3. 불필요한 재작업을 줄일 수 있다
수정할 범위가 모호하면 AI는 넓은 범위를 다시 분석하고, 이미 끝난 작업까지 반복하기도 한다. 그 과정에서 토큰과 시간이 사용된다.
단계별 산출물과 통과 기준이 명확하면 필요한 부분에 집중해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. 불필요한 검토와 재작업을 줄이는 만큼 비용과 시간도 아낄 수 있다.
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일까?
작업을 맡기기 전에 AI에게 다음 세 가지를 정리하도록 요청하면 된다.
- 이 일을 수행하기 위한 과정을 먼저 설계해줘.
- 과정 안에 각 단계에서 무엇을 수행할지 구체적으로 정리해줘.
- 끝나고 나면 재사용을 위해 과정만 따로 정리해 놔줘.
사람은 이 흐름을 이해하고, 목적에 맞게 기준을 조정한 뒤 작업을 맡긴다. 이후 수정이 필요하면 문제가 생긴 단계와 변경할 범위를 짚어 준다.
한번 잘 정리됐다면, 나만의 부사수가 탄생할 수 있다.